로망을 갖지마라

랩탑

선배, 저 사업하려고요.
친하게 지내던 후배 놈에게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전화가 왔다. 진지하게 시작하는 건 아니고,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라이센스와 관련된 사업을 하겠다고. 먼저 사업을 시작한 선배로써, 작은 도움이 되고자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창업은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 스타트업에 취업, 이미 창업한 팀에 팀원이 되는 것 등은 창업이 아니다. 창업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 백지에 색을 칠하는 게 아니라, 종이를 만들기 위한, 나무를 심는 것부터 시작하는게 창업이다. 아니, 그게 창업이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맨프영어는 처음에 정말 막막했다.

어떻게 알리지? 뭐 이거 뭐야? 이거 부가세가 뭐냐? 부가세의 개념도 종합소득세의 개념도 당연히 알리가 없었다. 대외활동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 잘하면, 영업도 잘 할 거라는 생각은 영업의 1도 모르는 소리며, 매일매일 SNS를 하는 것은 마케팅을 잘하는게 아니라 그냥 SNS 중독일 뿐이었다. 우리가 하면 다 잘되고, 일이 술술 풀릴 거라는 생각은 모든 스타트업이 하는 잘못된 생각
맨프영어도 그랬다. 이렇게 하면 학생 100명 200명은 시간문제라 생각했듯이.

등산

대표'라는 직책 한번 달아 보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한다면, 오늘 당장 사업을 접고 '신입사원'이 되는 쪽이 옳다. 어중간하게 친한 친구끼리 재미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돈'을 하나도 생각하지 말고 '재미'만 생각해야 한다. 셋 다 잃을 수도 있다. 공동 창업과 팀원은 명백히 다르다. 좋은 아이템만 있으면 되는 건 없다. 좋은 아이템이 1순위가 되어야겠지만, 아이템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기획력이 5할을 차지하고, 이를 포장할 마케팅이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템만 믿으면 안 된다.

사진

맨프 화상영어도 서비스 자체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오늘도 새로운 변화를 주고, 새로운 서비스도 계속 추가되고 있습니다. 안 좋은 것들은 변화시키고, 좋은 것들은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고, 이렇게 아주 조금씩 키워가는 '맛' 그속에서 '맨프영어 덕분에 영어면접에 합격했다'는 소식 이런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 작지만 나에게 큰 반응들이 사업을 계속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계속 발전하고 있고, 아직도 공부하고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시작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빚' 지지말고 일단 시도해보라고 하고 싶다.

단, 로망은 버리고.
By. 박준섭, 2019.04.03 (브런치 게시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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